글감 주제 : 올해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 한강 작가를 만나다
서울의 어느 조용한 북카페, 오후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다. 나는 초초하고 긴장한 얼굴로 한강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나와의 만남을 허락했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선다. 작고 단아한 모습,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깊고 단단하다. 눈이…부시다!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인사를 건넨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는다.
"저도 이렇게 독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아요."
우리는 따뜻한 차를 한 잔씩 앞에 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가님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와 성찰을 얻었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는 제게 강렬한 질문을 던졌어요.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해 작가님은 어떻게 그렇게 섬세하게 표현하실 수 있었나요?"
그녀는 잠시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답했다.
"사실 저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에요. 답을 알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그 질문들에 대해 저 자신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문장을 만들어갑니다. 독자마다 다른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고 싶어요."
그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님이 던진 질문들 덕분에 제가 제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강 작가는 눈을 살짝 감으며 말했다.
"진실성인 것 같아요. 내가 느끼지 않은 감정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는 없으니까요. 내 안의 고통과 기쁨, 그리고 그것들을 문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말이 깊이 와닿았다.
"저도 작가님처럼 언젠가 제 삶을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매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삶의 아주 작은 순간부터 시작해보세요. 매일 바라보는 창문 너머 풍경, 아침에 마시는 커피의 맛,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 안에서 문득 발견되는 감정이 글의 시작이 될 수도 있어요."
나는 그녀의 말을 마음에 새기며 생각했다. 작은 순간들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이야기를 글로 풀어낼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대화가 끝날 무렵, 그녀는 내게 말했다.
"글을 쓰는 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에요. 꾸준히 쓰다 보면 당신만의 목소리가 분명해질 거예요."
그 말은 내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다.
카페를 나서는 길, 그녀는 가벼운 미소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신만의 이야기를 기다릴게요."
가슴이 몹시 뛰고 벅차오른다.
나는 한강 작가와의 만남을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와 펜을 들었다. 삶의 아주 작은 순간부터 시작하며.
잠시 꿈을 꾸었지만, 행복하네요..!! 꼭 만날 날을 기대하며
_단단글방 25기, 공저 10기 박소민 작가님